소나무재선충병 ‘쓰나미’ <충청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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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3-27 08:31 조회4,215회 댓글0건본문
소나무재선충병 ‘쓰나미’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2019년 03월 26일 화요일 제2면 승인시간 : 2019년 03월 25일 18시 55분
충남 4배·충북 2배 증가
청정지역 대전·세종까지
나무베기 방제 한계 봉착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경상·제주권에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던 ‘소나무 에이즈’가 충청권에도 밀어닥치고 있다.
충청권 전역에서 매년 소나무 재선충병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산림당국과 지자체가 긴급방제에 나섰지만 감염 된 나무를 베어내는 ‘사후약방문’식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산림청이 본보에 제공한 ‘충청권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18년 3월~현재) 발생한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고사목은 408본으로 지난해(2017년 4월~2018년 3월) 조사된 118본 대비 4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특히 충남지역에서 4배, 충북지역은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지역은 지난해 91본에서 올해 349본으로 증가했으며 충북지역은 26본에서 53본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가 신규로 발생한 충북 진천군은 7본의 피해고사목이 발생했다.
‘재선충병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던 대전·세종지역도 확산되는 재선충병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대전지역(수통골)에서 처음 발견된 소나무 재선충병은 1본에서 1년새 6본으로 증가했다. 세종지역은 세종시 전동면 1곳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충남 태안지역은 2014년 6월 최초로 재선충병이 발생한 후 4년 동안 재발하지 않아 청정지역으로 지정됐지만 5년여 만에 다시 재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정지역’이라는 의미마저 퇴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산림당국은 지자체 등과 협업해 정밀 예찰과 긴급방제에 나섰다.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는 이날 방제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환경부와 산림청 사이에 벌채 등에 대한 인식차이로 국립공원 지역 등 적극적 방제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기관 간 협조체계를 구축해 방제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재선충이 발생한 이후 지난 30여년간 ‘나무 베기’로 재선충병을 방제해왔지만 확산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근본적인 방제 대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관련 전문가로 알려진 성창근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재선충병 청정지역 지정이라는 것은 국내 현 상황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인근 나무를 파쇄하는 방제법은 지금까지 심각한 자연생태계 교란 문제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전에 재선충병 감염을 차단하거나 치료하는 근본적 기술에 대한 보급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